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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표 정책 어디로④] 재개발 제한·도시재생 '9년 기조'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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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예혁정 댓글 0건 조회 38회 작성일 20-10-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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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도시재생 정책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평가가 엇갈린다. 서울로 7017 개장식이 열린 2017년 5월20일 오후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이 서울로 7017을 시민과 함께 걷고 있다. /뉴시스

지난 16일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별세한 지 100일이 됐다. 최초 3선 서울시장이자 여권 유력 대선후보로서 추진했던 야심찬 프로젝트들도 동력에 위기를 맞았다. 서울시는 강력한 리더십 부재와 코로나19 사태라는 이중고 속에 '박원순표 정책'을 이어나가고 있다. 수많은 정책이 있지만 그중 우선 4개 정책을 꼽아 최근까지 진척 상황과 과제 등을 살펴본다. 1회 광화문광장, 2회 제로페이, 3회 보육정책에 이어 마지막으로 부동산 정책을 다룬다. <편집자주>

朴 "집, 사는 것 아닌 사는 곳으로"…'집값 상승 원인' 주장도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9년 간 펼친 부동산 정책의 큰 줄기는 도시재생과 제한적인 재개발·재건축으로 요약된다.

집을 구매대상이 아닌 생활공간으로 되돌려놓겠다는 철학 아래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집값 상승도 막겠다는 구상이었으나 공급 부족으로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반론도 거세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큰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박 시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35층 고도제한, 그린벨트 등 관련 정책 기조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 일괄 철거 대신 재생…'효과 의문' 비판도

박 시장은 2011년 취임 뒤 이명박 전 서울시장 때부터 추진됐던 뉴타운 사업을 정리하는 한편 도시재생을 새 정책기조로 삼았다.

지어진 지 오래된 건물·집을 일괄 철거하고 고층 아파트·건물을 새로 짓는 기존 방식 대신 서울이라는 도시의 역사성을 보존하고, 문화·예술·복지 등 다양한 분야 사업을 연계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이런 계획 아래 첫 도시재생 사업지인 창신·숭인 지역을 비롯해 서울로7017, 문화비축기지, 다시세운 등 대규모 프로젝트와 함께 작게는 동 단위의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지역을 활성화하는 사업까지 서울 곳곳에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됐다. 이를 박 시장은 "개발·토건 중심 도시가 아니라 사람 중심 도시로" 바꾸는 과정이라고 설명하곤 했다.

이를 위해 모든 도시재생 사업은 인근 지역 주민들의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을 함께 진행하며 주민이 스스로 마을을 가꾸고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부정적인 평가도 만만치 않다. '낡은 집을 보수하고, 오래된 골목에 벽화만 칠한다고 삶의 질이 높아지겠느냐'는 지적과 함께 해당 지역에 대해 재정비를 실시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비판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대표사업인 서울로7017을 살펴보면, 2017년 5월 개장한 뒤 1년 만에 방문자 1000만 명, 2년4개월 만에 2000만 명을 돌파하며 명소로 자리잡아 간다는 평가도 있다.

반면 서울로7017의 모티브가 된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하이라인파크가 관광명소로 손꼽히며 인근 상권까지 함께 살아난 것과 같은 효과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또 '흉물스럽다'는 평가도 여전히 존재하고, 여름엔 그늘, 겨울엔 바람막이 없는 보행로라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박원순표 부동산 정책에서 하나의 축은 재개발·재건축 억제 기조였다. 8월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역 일대에서 바라본 은마아파트가 고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동률 기자

◆ 강남 재건축 억제…"오히려 집값상승 유발" 비판 거세

박원순표 부동산 정책의 또 하나의 축은 재개발·재건축 억제 기조였다.

그 이유에 대해 박 시장은 "집은 '사는(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사는(거주하는) 곳'이 돼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런 철학 아래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특히 강남권 재개발·재건축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사업 진행이 늦어질 수 밖에 없도록 했다는 평가가 많다. 각 지역 조합원들이 시청을 찾아와 면담을 요구하고 시위하는 모습이 익숙한 풍경이 됐다.

재개발·재건축을 제한하면서 공급부족을 막기 위해 선택한 것은 공공임대주택, 청년주택 등 맞춤형 주택 위주의 공급정책이었다. 3선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공공임대주택을 전체 주택의 10% 수준인 40만호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그러나 이런 제한적인 재개발·재건축 정책이 오히려 서울의 집값상승을 부추겼다는 비판도 거세다. 수요에 맞는 주택공급이 제 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가격이 치솟았다는 지적이다.

15일 열린 올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감에서도 이같은 지적이 잇따랐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시는) 재건축을 미루고 도시재생만 한다"며 "집값이 끝을 모르고 오르는 것도 필요한 곳에 제 때 재개발·재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아서다"고 비판했다.

또 도시재생에 대해서도 "서울 골목골목을 다녀 보면 (정비를 위해) 파란색 비닐로 덮어놓은 집들이 많다"며 "외국인들이 어떻게 생각할 지 낯뜨겁다. 박원순 치세에서 서울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최춘식 의원도 "수요, 공급, 가격의 관계를 따져보면 공급이 부족한 것이 가격 인상 요인"이라며 "가격을 낮출 방법은 공급확대가 가장 좋은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공급부족 만이 서울 집값 상승의 원인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은 "집값이 오를 때마다 공급이 부족하다는 말이 나온다"며 "2012년, 2013년 서울 아파트 가격이 바닥이었는데 그때라고 주택보급률이 150%씩 됐던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어 "2014년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은 투기를 억제할 만한 수단이 약하고 금리가 떨어지면서 투기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현재 공급부족으로 서울 집값이 올랐다는 점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35층 고도제한, 그린벨트 등 정책기조가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8월5일 오전 경기도 구리시 갈매역 인근에서 바라본 태릉골프장 일대 지역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이동률 기자

◆ 9년 지킨 '35층' '그린벨트' 풀리나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박 시장이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35층 고도제한, 그린벨트 등 정책기조가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실제로 박 시장 사후 부동산 정책을 두고 당·정·청과 서울시가 엇박자를 내는 모습이 여러 차례 관측되기도 했다.

그린벨트의 경우 올 7월 박 시장이 별세한 직후 당정에서 해제를 검토한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서울시는 "그린벨트를 흔들림 없이 지키겠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이어 정부가 공공재건축·재개발 구상과 함께 재건축 시 기부채납 조건으로 35층 고도제한을 완화할 수 있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8·4대책을 발표한 날에도 서울시 자체 브리핑에서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이 "(공공재건축은) 서울시는 별로 찬성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이후 김 본부장은 "공공 재건축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주택공급을 위해 민간 재건축 부분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추가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정협 서울시장은 권한대행은 15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향후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 방향에 대한 질의에 "지금 부동산 가격이 불안정한 것은 수요-공급 측면도 있지만 유동자금 증가 등 변수도 있는 것 같다"며 "수요관리와 함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노력해야 된다는 생각이다. 중앙정부와 힘을 모아서 추진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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